슬슬 추워지고 있구나 라고 생각은 했는데
어쩐 일인지 아직 한국만큼 칼베이는 추위를 못느껴서
눈은 마다마다데쓰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허나 오늘 아침 눈을 떠보니 눈이 와있었다.
그런데?
원래 첫눈은 하늘에서만 내리는거 보이고
바닥에는 쌓이지 않는거 아닌가요?
원래 눈은 1월부터 쌓이는거 아닌가요
내 기억엔 크리스마스 이전에도 첫눈 잘 안왔던거 같은데 한국은 (강원도 철원 이런곳 빼고. 첫눈은 늘 뉴스로만 접했는데)
하여간 소복소복 함박눈이 내려버리고 말았다.
유치원을 데려다 주는 길에
1년 가까이 눈을 본 기억이 없는 첫째는
신기한지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어제 사라예보에 스키탈만한 곳이 있는지
눈썰매 탈만한 곳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어서 1월에는 가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주에 가도 될듯 (허허)
유럽이라서 그런가
날씨는 훨씬 덜 추웠는데 눈은 정말 빨리오네
덕분에 언덕위의 자리잡은 집들은 졸지에 미끄럼틀이 되었고.
운동화를 신은 내게 한 할머니는
부츠를 신으라며 보스니아어로 계속 말씀하셨다.
(알아듣지는 못했으나 그렇게 말씀하신듯 했다)
어제 널은 빨래도 얼기전에 집안으로 들이고
멍하니 장갑과 모자와 스키복과 부츠들을 사야겠다,
라고 생각하며 창밖을 보고 있었다.
창밖의 모습. 새벽에 일어나니 온 세상이 하얀색이었다.
유치원에다가 아이가 기침을 하니
오늘 혹시 밖에 안나갈수 있을까요 물어보니
(하루에 두번 밖에 나가서 노는 스케줄)
선생님이 다 밖에 계셔서 안에 계시는 분이 없다고.
다만 오늘은 눈이 왔으니 오래 놀것 같지는 않다는 말씀.
그렇군요, 점심때와서 약을 먹일게요!
하고 나왔다.
(이 나라 유치원은 선생님이 투약을 하지 않는다. 부모가 원하면 중간에 와서 약주고 가는 것은 괜찮다. 이게 우리나라 유치원가 가장 다른 점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 전에 있었던 나라 폴란드는
지금 찾아보니 마이너스다.
최저 기온도 마이너스 최고 기온도 마이너스.
일교차는 오히려 크지 않으니 좋으려나
우리가 있을때도 비가 줄기차게 왔었는데
지금도 매일매일 비소식이 있다. 아마도 우비를 입고 중무장을 하고 나가서 놀것이다.
사라예보 시내의 모습
유럽 유치원은 눈이오나 비가오나 바람이부나
나가서 노는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나가서 놀지 않으면 면역력이 약해서 아프기가 쉬운 몸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
한국인으로써 우리나라라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내 기억엔 한국 어린이집은 미세먼지 보통 이상이 아니면
아예 외출을 하지 않았다.
비오는 날 눈오는 날은 당연히 하지 않을 것이다.
미세먼지가 보통 혹은 좋음이어야 외출을 했기에
나가는 날보다 못나가는 날이 더 많았던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애기를 키우던 사람이 과연
유럽에 나와서 키울수 있을까.
나처럼 무덤더미 이거나 훈련으로 무덤덤해져야만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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